무속신앙의례는 통칭 굿이라고 부릅니다. 굿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신앙 대상인 신, 제의를 의뢰하는 신도, 그리고 전문 사제인 무당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무속의례는 규모가 작은 순서대로 비손, 고사와 푸닥거리 그리고 굿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작은 의례인 비손은 손 비빔이라고도 하는데, 제물을 소략하게 차려놓고 문자 그대로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기원하는 것입니다. 비손은 굳이 무당을 부르지 않고 주부가 직접 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럴 때는 무속의례가 아니라 민간신앙으로 분류됩니다. 식구 가운데 먼 길을 떠난 사람이 있으면 무사하게 귀환하기를 빌면서 무당을 불러다가 비손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사하고 푸닥거리는 비손보다는 크지만 서너 시간이면 끝나는 비교적 간단한 의례입니다. 먼저 고사를 보면요 고사는 집에서 정기적으로 합니다. 대개 정월이나 또는 10월 상달에 많이 하는데 지역에 따라 텃제사, 텃고사, 안택이라고도 부릅니다.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고, 그 가족들이 건강하고, 생업이 풍요롭기를 축원하는 목적으로 합니다. 이때 무당은 특별한 음악 반주 없이 징을 두드리면서 부정굿과 조상굿을 중심으로 혼자서 의식을 합니다. 고사도 역시 무당을 부르지 않고 주부나 가장이 직접 할 수도 있습니다. 입담이 좋은 주부는 무당에게서 귀동냥으로 얻어 들은 간단한 무가를 중얼대면서 비는 경우도 있습니다. 푸닥거리는 고사와 달리 비정기적인 의례입니다. 집안에 환자가 생기거나 우환이 있을 때 나쁜 액을 몰아내기 위해서 합니다. 무당이 징이나 장고를 두드리면서 한 두거리의 굿을 한 뒤 맨 마지막에 사람의 목숨을 대신하여 산 닭을 바치기도 합니다. 푸닥거리는 일반인이 하기는 어렵기에 무당이 주관하게 되고 민간 신앙하고 겹치지 않습니다. 굿은 가장 본격적인 무속의례를 말합니다. 무당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달라고 비는 제의를 말합니다. 하지만 굿이라는 용어는 무당굿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농악을 해도 굿친다고 하여 굿이라고 불렀고 제대로 판을 짜서 농악을 할 때는 판굿이라고 불렀습니다. 후대에 가서는 서커스도 굿이라고 불렀고 심지어 싸움이 나도 굿 났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본래 굿은 놀이성이 있는 종교의례를 지칭했지만 후대에 종교적 측면이 약화되면서 떠들썩한 행사를 굿이라고 부르면서 그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는 무당굿을 중심으로 굿을 분류하고 간단한 내용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신굿을 제외한 굿의 상세한 설명은 다음에 구체적인 현장을 예로 들면서 설명할 것입니다.
굿은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산 사람의 길복을 추구하기 위한 굿과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굿,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들린 무당의 고유 의례인 신굿이 있습니다. 이를 다시 나누면 경사 굿, 망자 천도굿(넋굿), 망자 천도굿은 넋굿이라고도 흔히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신굿으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경사 굿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경사 굿은 다시 규모에 따라 분류됩니다. 즉, 마을단위로 벌어지는 공동체 의례인 마을굿과 집 단위로 행하는 집안 재수굿이 그것입니다. 마을굿은 지역공동체의 안녕과 생업 번영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행하는 굿입니다. 그리고 마을굿보다 큰 규모의 굿을 고을 굿이라고 하는데 여러 마을이 하나가 되어서 함께하는 굿입니다. 현재는 강릉단오제가 고을 굿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안 재수굿은 정초나 봄, 가을에 정기적으로 집안의 안과태평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하는 굿입니다. 지역에 따라 천신맞이, 신곡 맞이, 단풍맞이, 꽃맞이, 잎 맞이, 철물이 굿 등 다양하게 부릅니다. 경사 굿은 정기적으로 신에게 그동안 받은 은혜를 감사드리고 새 복을 기원하는 의례입니다. 굿을 통해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시간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일종의 통과의례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망자 천도굿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을 때 망인의 넋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비는 망자 천도굿은 전국에서 전승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 굿의 명칭은 다릅니다. 서울과 황해도 지역에서는 진오기 굿이라고 부르고, 평안도는 수왕 굿, 규모가 크면 다리굿이라고 부릅니다. 함경도에서는 망묵 굿이라고 부릅니다. 세습 무권에 속하는 전라도는 씻김굿이라고 하고, 동해안 지역에서는 오구굿, 그리고 제주도는 시왕맞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굿은 사람이 죽자마자 곧 하기도 하고 일 년 이상 시간이 지난 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사람이 죽고 곧 하는 굿을 살펴보면 전라도에서는 상여가 나가기 전날 관을 방에 모셔놓고 굿을 하는데 이를 곽머리씻김이라고 합니다. 곽은 관을 말합니다. 그래서 직접 시신이 누워있는 관을 씻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매장하고 돌아와 집에서 귀양 풀이를 합니다. 서울에서도 초상을 치르자마자 집에서 하는 굿을 자리걷이라고 부릅니다. 황해도 역시 진진 오기라고 해서 삼우제를 지낸 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굿들은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내용과 함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한 집안의 부정을 가시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됩니다.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후 날을 받아서 하는 굿은 날받이 씻김, 마른 오기 굿 등으로 부릅니다. 이 경우에는 물론 망인의 저승 천도가 가장 중요한 목적이지만 동시에 산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도 포함됩니다. 죽음과 동시에 가족의 행복을 함께 빌어주게 됩니다. 바다나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위해서는 특별히 넋 건지기 굿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죽은 사람은 반드시 땅에 묻혀야 영혼이 안식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의 넋을 건지는 것입니다. 넋을 건지려면 먼저 망인이 평소 먹던 밥그릇에 밥을 담아 물에 던집니다. 이때 대수대명으로 닭을 한 마리 물에 넣습니다. 무당이 망인의 이름과 거주지, 생년월일을 대고 돌아오라고 세 번 외칩니다. 밥그릇을 건져서 그 안에 머리카락 같은 것이 들어있으면 넋을 건졌다고 믿고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굿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혼인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을 위한 넋굿에서는 영혼 혼사 굿이 포함됩니다. 미혼으로 사망한 사람은 그 한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하여 죽은 사람끼리 혼인을 시키는 것입니다. 상대는 궁합을 보아 혼사를 맺고 인형으로 죽은 부부를 만들어 혼례를 치릅니다. 혼례는 시댁에서 주관하는데 폐백을 드리고 신방도 차리고 가족사진도 함께 찍는 등 산 사람과 똑같이 예를 치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신굿은 강신무 특유의 의례입니다. 신굿은 다시 입무 의례와 무당이 정기적으로 신을 대접하는 굿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입무 의례는 흔히 내림굿이라고 부르고 무당이 정기적으로 하는 재수굿은 진적 굿이라고 부릅니다. 황해도의 경우 내림굿을 살펴보면 세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첫째는 허튼 굿(또는 허주 굿)입니다. 처음 신들린 입무자는 아직 올바른 신과 잡신을 구별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허튼 굿은 입무자에게 들어있는 뜬신을 벗겨내고 제대로 된 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굿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무자는 광주리에 좁쌀 밥을 담고 머리에 이고 춤을 추다가 등 뒤로 던집니다. 이를 허튼 밥이라고 합니다. 광주리가 엎어져있으면 잡귀들이 아직 더 먹고 싶은 것으로 생각해서 다시 반복합니다. 광주리가 똑바로 앉을 때까지 반복해서 던지는 것으로 허튼 굿을 마칩니다. 광주리가 똑바로 앉으면 더 이상 잡귀가 먹지 않는다, 결국 잡귀가 물렸다고 생각합니다. 내림굿은 입무자가 무속에서 신앙하는 신들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받아들이는 굿입니다. 신어머니(또는 선생 만신)는 여기서 약간의 시험을 합니다. 즉, 굿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무구인 방울과 부채를 감추어놓고 입무자가 찾게 하여 신적 능력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또한 입무자에게 들어온 신의 이름을 하나하나 고하게 하고 그때마다 해당 신의 신복을 찾아 바치게 합니다. 내림굿을 통해 입무자는 말문을 열고 예언 능력을 획득합니다. 앞으로 무당이 될 수 있다고 인정을 받으면 신어머니로부터 부채와 방울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신어머니는 입무자의 머리를 풀고 다시 올려줍니다. 남자는 흔히 어른이 될 때 상투를 틀고, 여자는 쪽을 짓습니다. 머리를 올린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상징입니다. 평범한 인간이 이제 무당이라는 사제로 새롭게 태어났음을 공표한 것으로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상징입니다. 그동안 입무자는 환자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고 병을 고쳐줄 수 있는 무당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내림굿의 마지막 굿은 솟을 굿입니다. 솟을 굿은 무당으로 솟는다는 의미인데 작두를 타는 것입니다. 가장 큰 능력이 요구되는 작두에 올라감으로써 입무자는 당당한 무당의 길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주도의 경우는 신굿이라고 부릅니다. 심방이 평생 세 번 할 수 있다는 신굿은 육지의 내림굿과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심방이 처음 하는 굿을 “초신질(길) 바른다”라고 합니다. 이것은 신질은 길의 사투리이며 첫 번째 신의 길을 따라간다는 뜻입니다. 내림굿을 한 다음에야 비로소 무당이 되는 것과 달리 제주도에서는 무구를 획득하여 심방의 길을 가다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스승들을 청해서 신굿을 하게 됩니다. 적어도 닷새 이상 아니면 밤낮으로 2주일을 하는 신굿은 제주에서 전승되는 모든 굿을 다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굿이며, 제주도에서도 신굿을 큰 굿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초신질을 바르는 심방은 무속의례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약밥 약술 먹이기”와 “어인 타인”라는 의례가 있습니다. 약밥 약술 먹이기란 심방이 되기 위한 비약을 준다는 의미이고 어인 타인은 신굿을 주관하는 수심 방이 입무자의 어깨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수심 방의 명도로 '신줄' 즉, 신의 길을 받다 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어서 중신질, 상신질을 바를 수 있는데 이렇게 세 번의 신굿을 한 심방은 제주도에서 그 실력이 공인된 수심 방으로 생각합니다. 강신무들은 대개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적 굿을 합니다. 진적은 무당이 모시고 있는 신들에게 감사를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진적은 무당의 개인적인 재수굿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무당의 당골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진적 굿은 정기적으로 신도들과의 유대관계를 공공히 하는 기능도 갖습니다. 무속 의례는 규모에 따라 비손, 고사와 푸닥거리, 그리고 굿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굿은 가장 본격적인 의례로 무당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달라고 비는 제의를 말합니다. 굿은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산 사람의 길복을 추구하기 위한 경사 굿과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망자 천도굿,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들린 무당의 고유 의례인 신굿이 있습니다. 신굿은 다시 무당의 입무 의례인 내림굿과 정기적으로 신에게 바치는 진적 굿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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